드덕의 방/한국드라마

tvN 넷플릭스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2화 리뷰(줄거리,감상평) - 빌런과 슈퍼맨

독고보배 2025. 4. 19. 18:50

 

요즘 차근차근 보고 있는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이번 회차는 특히 빌런 명은원의 활약으로 딥빡이었는데, 다행히 제대로 한 방 먹여줬다. 얼른 2회 리뷰도 써보기로. (리뷰를 진행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에 대해서는 아직 고민이 많다. 어서 자리가 잡혀야 할 텐데.) 참. 등장인물이나 1화는, 요기서.

 

 

tvN 티빙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1화 리뷰(등장인물,줄거리) - 누구에게나 1년차는

tvN에서 새로운 신작 드라마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이 시작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이 드라마는 율제병원 본원이 아니라 종로 율제병원을 무대로 하며, 1

levimo.tistory.com

줄거리

 

서정민 교수(役.이봉련)의 레지던트의 도망병에 대한 의미심장한 언급으로 시작되는 2화에서도 산부인과 1년차 레지던트 오이영 (役.고윤정), 김사비(役.한예지), 표남경(役.신시아), 엄재일(役.강유석)의 눈물겨운 병원생활이 이어진다. 특히 1년차 괴롭히기로 유명한 명은원(役.김혜인) 때문에 레지던트 사총사들은 퇴근 전마다 그녀에게 턴 노티(맡은 환자들에 대한 그 날의 노티 등을 보고하고 확인받는 시간인 듯)를 하고 조금이라도 수틀리면 처음부터 다시의 굴레에 빠진다. 그 중에서도 명은원에게 단단히 찍힌 오이영은 출근 인증샷까지 보내는 듯. 그러나- 그만하면 그나마 참겠는데, 이 사람이 선을 넘는다.

 

 

전혀 응급 상황이 아닌 환자를 마치 응급인 것처럼 말해 오이영에게 급히 수술방을 열게끔 해놓고선, 정작 자신은 느긋하게 환자와 온다. 이에 대해 어이없어 하는 수술방 내 마취과 선생님 앞에서는 천연덕스레 굴어, 순식간에 오이영을 자신의 욕심 때문에 거짓말한 몰염치한 인간으로 만들어버린다.

 

김사비는 김사비대로 부족한 공감 능력으로 인해 환자와 안 맞는 바람에(사비는 좀 더 AI화된 장겨울 느낌이다. 사비가 뭘하려고 할 때마다 로보트 효과음 나오는 게 웃기면서 귀여움.) 항의를 받게 되고- 이에 담당인 공기선 교수(役.손지윤)가 사과를 요구하자 한 번도 그런 상황에 처해본 적 없는 사비는 멘붕에 빠져버리고야 만다. 엄재일은 어쩐지 자신이 불필요한 사람이 되어버린 상황에 맥이 빠져 탈주를 했지만, 정작 2년차 차다혜(役.홍나현)가 그의 빈 자리조차 눈치채지 못하자 시무룩해진다. 엄재일의 실수로 일이 더욱 몰리게 된 표남경은 가뜩이나 스트레스 받는 상황에서 깐깐하게 구는 염미소 환자 때문에 더욱 미쳐버릴 것 같고, 그로 인해 염미소 환자에게 말실수까지 하게 되자 죄책감을 느낀다. 하지만 잘 꾸민 친구와 우연한 재회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염미소 환자로부터 독촉까지 오자 결국 폭발해 버린다.

 

저마다 위기에 빠져버린 레지던트 사총사. 심지어 구도원은 학회에 가는 바람에 자리까지 비웠다.

추민하 너무 반가웠어요 그 때보다 머리가 긴 것도 세월이 지났다는 걸 보여주는 설정 같아서 더 좋았음 이런 과몰입 너무나 사랑합니다

 

한편, 빡침이 누적되던 오이영은 틈을 노려 도망을 계획하는데- 하필 코드블루가 뜬다. 결국 돌아선 오이영은 마침 소식을 듣고 달려온 서정민 교수와 상황을 대처한다. 뒤늦게 달려오던 명은원은 서정민에게 한 소리 듣게 되고, 심지어 수술 때문에 바빴던 척 하려 했던 것까지 들킨다.

 

하지만, 우리의 오이영, 포기하지 않는다. 또 한 번 탈주각을 재지만(탈주각 재는 오이영 너무 귀엽다), 학회에서 돌아온 구도원(役.정준원)의 지시로 율제병원 본원으로 전원을 가는 환자 이송을 맡게 되고, 그 곳에서 추민하(役.안은진)를 만나게 된다. 오이영을 응원하고 독려하던 추민하는 구도원에게 서류 전달을 부탁하고, 이 때문에 오이영의 탈주 계획이 막혀버린다. (하지만 그 서류는 빈 봉투였음. 추민하는 탈주하려는 오이영의 속내를 눈치채고 그런 부탁을 한 것. 산모 전원오는데 그렇게 크게 배낭 매고 오는 1년차 처음 봤다는 말이 뻘하게 웃겼다ㅋㅋ)

 

그런데, 서류를 전달해 주러 왔던 오이영은 마침 수술방에 있던 마취과의 다른 의사로부터 추궁을 받게 되고, 궁지에 몰린 오이영을 본 구도원이 도와주며 명은원을 끌어들인다. 수술 준비 탓에 그 자리에 있던 명은원은 천연덕스레 그 때 뭐가 좀 꼬였던 것 같다며 오이영에게 짧은 사과를 하고 도망가 버린다.

 

 
사실 명은원이 응급 상황이라고 했던 걸 같은 자리에서 들은 엄재일이 이를 마취과 의사에게 알려줌으로써 진작 오해는 풀린 상황이었지만, 마취과 의사들 사이에서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으면서 오이영이 괜한 추궁을 들은 것. 구도원은 앞으로 1년차는 자신이 혼내겠다며, 더욱 이 문제를 확실하게 매듭짓는다. (어른남자 너무 좋당..)

 


한편 탈주했던 표남경은 간호사의 연락을 받고 염미소 환자가 사망한 줄 알고 놀라서 급히 돌아오지만, 사실 염미소 환자는 방을 옮긴 차였다. 그런 표남경을 본 염미소는 누그러진 태도로 사과하고, 표남경은 눈물을 쏟는다. 김사비는 (아마 상황을 보다못한 것으로 추측되는) 서정민 교수의 조언대로 자신만의 방법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도리 방법을 찾지만 그게 오히려 환자에게 도움이 되면서 상황이 풀린다. 그러나 여전히 환자와 코드는 안 맞고(ㅋㅋ), 사비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엄재일은 턴 노티 때문에 연락한 표남경에 기뻐하며 급히 돌아온다.
 
사실 선배 레지던트들은 후배들이 명은원의 지랄로 힘들 것을 생각해 배려한 것이었다. 2년차 다혜는 엄재일을 일에서 빼 줌으로써 잠이라도 푹 자라고 배려를 한 거고, 다른 선배인 3년차 기은미는 자꾸 밥을 사주려고 했다. 밥은 잘 챙겨먹어야 한다고. 그러나 구도원의 생각은 달랐다. 아니야.. 월급이야.. ㅋㅋㅋㅋ (진짜 맞는 말ㅋㅋㅋ

감상평

 

이리저리 치이는 전공의들에 짠내 폭발하던 회차였다. 사실 2화에서는 내용으로만 보면 명은원의 정치질에 당한 오이영이 상황상으로는 가장 골치아픈데, 어쩐지 표남경에게 눈길이 많이 갔다.

 

 

이렇게 꾸미는 거 좋아하던 표남경이,

 

 

제대로 씻지도 못하고 밥도 못 챙겨먹는 게 너무 짠했다. 심지어 머리는 떡져가지고. (떡진 머리가 너무 하이퍼리얼리즘이라서 이런 리얼함은 또 처음이라.) 염미소 환자가 어떻게 된 줄 알고 놀라서 뛰어왔다가 그게 아니었다는 걸 알고 눈물을 쏟는 거나 이후 염미소 환자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도 참 뭉클했다.

 

이런 라뽀가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는가, 내가 큰 병원에서 보고 겪었던 의사 선생님들 생각하면 또 멈칫하게 되는 게 있지만, 그 선생님들도 하루에 환자를 한두명 보는 것도 아니고, 모두에게 친절할 수만도 없는 거고, 산전수전 다 겪었을 그 선생님들이 고려해야 하는 다른 상황들도 생각한다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치만, 드라마만큼은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조금만 다정하고 조금만 친절하다면 좋겠다. 병원에서는 가뜩이나 우울하고 심란한데, 그 마음을 헤아려줬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해서 환자들도 너무 예민해선 안 되겠지만. 결국, 어느 쪽의 입장이든 서로가 서로를 조금만 배려한다면 좀 더 아름다운 세상이 되지 않겠어요...? ㅠ 너무 이상적인 얘긴가. 

 

(그렇다고 내가 겪은 선생님들이 불친절했다는 건 아니다. 다만, 무뚝뚝했고 사무적이었으며 때로는 쪼끔 서운하기도 했다는 거지. 이렇게 다정하신 선생님들도 있겠죠, 내가 보고 겪지 못했을 뿐. 내가 보지 못하고 겪지 못했다고 해서 존재를 부인할 순 또 없는 거니까. 근데 난 희한하게 의사 선생님들의 무뚝뚝함에 묘하게 안심이 되더라. 별 거 아니니까 저렇게 하는 거구나, 싶은 마음인 것 같은데. 의사쌤의 미간이 찌푸려지면 멈칫한다고요.)

  

또 엄재일도 짠했다. 노력을 하고 최선을 다했지만 그게 능력이 따라주지 못할 때, 얼마나 슬프고 막막하고 서글프고 눈물나는데. 그래도 동기들이 자기 찾는다고 신나서 뛰어가는 재일이는 너무나 폭싹속았수다은명이모먼트라 또 짠했다. 하지만, 재일아. 다혜 선배의 본심은 그게 아니었대. 재일이의 진심도 빛을 볼 날이 있겠지. 예고 보니까 3화에서 그럴 거 같던데.

 

 

오늘도 한 건 한 구도원님. 학회 때문에 자리 비워서 분량이 없었는데, 아쉬웠어요. 짠, 하고 나타날 때 얼마나 반갑던지. 그리고 그는 오이영에게 슈퍼맨처럼 뿅, 도움을 베풀어주시는 바람에 오이영 폴인럽이 되긴 했는데, 이 때 아련히 스치우고 가는 선빈이의 명언. 선배가 요구르트에 빨대만 꽂아줘도 반한다고ㅋㅋㅋㅋ 선배의 친절에 설레어하는 윤복이에게 정신차리라고.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9화입니다..) 그치만 저는 잘됐으면 좋겠는데요. 늘 동태눈(...)으로 돌아다니던 오이영의 눈에 어리는 생기가 웃기고 귀여웠다. 사돈처녀 빚이 오천이에요 잊지 마요 라는 전혀 안 설레는 대사에 설레는 나 돌아버렸지. 상황이 다했지.

 

덧 : 오늘의 기뻤던 일. 구도원이 수술방에서 그렇게 명은원을 끌어들인 덕으로 턴 노티가 사라졌다. 찔린 명은원이 혹-시나 구도원이 입털고 다닐까 싶은 마음에 알아서 몸사린 것. 하하하.